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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세 참가자와 장애’, 모두 뛰어넘은 삼보, 모두를 향해 한 걸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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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23-06-18 11:25 조회68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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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 마스터 부와 시각 장애인 부도 함께 경쟁해

물라옙프 회장, "삼보는 포용적인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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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카자흐스탄의 6월은 뜨겁다. 최고 기온 35℃를 웃도는 더위에 오후 9시를 넘어서야 지기 시작하는 해는 하루 종일 열기를 유지했다. 이마 위로 흐르는 땀을 닦아내며 들어선 아스타나의 비라인 아레나. 진정 뜨거운 열기는 그곳에 있었다.

입구로 들어서자 잠시 후 펼쳐질 삼보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이 하나둘 몸을 풀고 있었다. 그들의 머리는 희끗희끗 하얬다. 여기에 주름도 한자리를 차지했다. 2023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선수권대회는 그렇게 시니어부와 함께 출발했다.

시니어 마스터 부는 50세부터 54세가 속한 M-4, 55세부터 59세의 M-5, 60세부터 64세가 경쟁하는 M-6 그리고 65세 이상이 함께 하는 M-7으로 구분됐다. 물론 이 안에서도 체급에 따라 경쟁을 펼쳤다. 최고령 선수는 카자흐스탄의 아이사리예프 졸시벡이었다. 1954년생으로 69세의 나이에도 열정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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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니어부라는 명칭을 빼면 그들의 승리욕과 삼보를 향한 마음가짐은 절대 뒤지지 않았다. 매트에 올라서서 두발을 구르며 긴장을 털어냈고 힘찬 기합과 함께 경기를 시작했다. 매트 위에선 모두가 나이를 잊었다. 치열한 잡기 싸움을 벌였고 틈을 포착하면 관절기, 굳히기 등 다양한 기술을 시도했다.

젊었을 때보다 힘은 줄었지만 기합 소리는 더 컸다. 주름진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상대를 메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에선 경외감이 느껴졌다. 경기가 끝나자 승자는 두 팔을 흔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패자는 허리춤에 손을 얹은 채 고개를 저었다. 그들이 삼보를 진심으로 대하고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었다.


삼보 앞에선 장애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옆 매트의 경기 준비 과정은 조금 달랐다. 인솔자가 각각의 선수를 매트 위로 안내했다. 그들의 두 눈은 안대로 가려져 있었다. 심판은 두 선수를 잡고 매트 중앙으로 유도했다. 이어 악수를 나눈 뒤 각 선수에게 상대의 깃을 잡게 조정했다.

그들이 조금 다르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여기까지였다. 휘슬 소리가 울리자 주저하지 않고 상대 균형을 뺏고자 했다. 메치기, 배대 뒤치기 등 다채로운 기술을 선보였다. 경기가 잠시 중단됐을 땐 심판이 다시 두 선수를 중앙으로 데려오고 깃을 잡게 했다.

이 과정에서 상대 선수로 착각해 심판의 옷깃을 잡는 장면도 나왔다. 실수가 아닌 빨리 실력을 겨루고자 하는 강한 의지가 전달됐다. 그만큼 그들에겐 간절했던 기다림이었다.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엔 심판의 유도 아래 포옹을 나눴다. 그리고 맞은편 어딘가에 있을 상대를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들은 다시 인솔자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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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 장애인부 경기는 이번 대회에 처음 도입됐다. 알람존 물라옙프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연합회장은 “시각 장애인부의 경우 모든 면에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며 “경기장으로 이동할 차량부터 시작해 항상 인솔자의 관리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삼보는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었다. 대중성을 위한 세계화만 따르지 않았다. 주위를 둘러봤을 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되고자 했다. 장애, 고령 등 그 어떠한 한계에도 선 긋지 않았다. 건강한 삶과 동기부여라는 목표 아래 누구나 함께할 수 있었다.


대한삼보연맹의 권기훈 이사는 “현재 국제삼보연맹(FIAS)은 청각 장애인 부 신설도 준비 중”이라며 “관련된 규정집을 제작 중인데 세세한 부분까지 모두 신경 쓰면서 이미 분량이 엄청나다”라고 전했다.

물라옙프 아시아·오세아니아 삼보연합회장은 “어떤 것이든 정체되지 않으려면 새로운 시도를 거듭해야 한다”며 “발전하고 나아가기 위해선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삼보는 포용적인 스포츠다”라며 “누구든 함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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